서평/학습법

그물망 공부법

아주가끔씩 2017. 12. 19. 17:42

이 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단어는 토탈 인텔리, 그물망 공부법 딱 2가지다.


조승연 작가가 지향하는 바는 확실히 알았다. 그가 이야기하는 바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지향해야 하는 바인지는 잘 모르겠다.

읽는 내내 토탈 인텔리가 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에 대한 강조가 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한때는 박학다식이 내가 원하는 바였다. 지금도 박학다식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공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물망 공부법이라는 것을 간단히 이야기하면 역사, 문화, 과학의 모든 것들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공부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공부를 할 경우 어원을 알고 변천을 알고 단어를 알게 되면 관련 된 단어들을 기억하기 쉬울 뿐더러 관련된 언어를 익히기가 쉬워 진다는 것이다. 언어 외에도 수학이나 과학을 공부할 때도 관련된 역사와 에피소드를 알고 있다면 보다 재미있고 쉽게 공부를 할 수 있으며 언어와 문화, 역사와 과학 등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어 관련된 모든 것들에 깊이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그것이 진정한 공부라 했다.

 저자는 그렇게 공부하는 것이 진정한 공부이며 공부를 쉽게 만든다고 했다. 하다못해 컴퓨터 게임을 하더라도 그 게임에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한다면 게임도 더 재미가 있고 관련 지식도 쌓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단순히 게임 만을 좋아할 뿐 그 배경 지식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런 공부 방법은 분명 장점이 있으며 좋은 공부법이라 생각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대표되는 르네상스 시대의 지식인들은 이런 방식으로 공부를 해서 다방면에서 뛰어난 지식들을 익히고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따라 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현실적으로는 1개의 외국어조차 익히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세상에 몇 개 국어를 하고 다양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 음악을 익히기란 쉽지 않다. 일단 공부 방식에 동의를 하더라도 익혀야 할 압도적 분량에 지레 포기하기가 쉽다.


조승연 작가 자신은 007에 매료되어 토탈 인텔리가 되고 싶어했다고 했다. 그가 영국 첩보원이었기에 일단 영국 신사가 되려고 셰익스피어의 작품들부터 공부했다. 그래서 고대 영어를 익혔고 종의 기원의 원서를 구해 보았더니 라틴어로 되어 있었다. 알고 보니 당시 유럽 지식인들은 라틴어를 사용했던 것을 알고 라틴어를 공부했다고 했다. 


 내가 이해하기로는 핵심은 이것이다. 처음부터 그물망 공부법을 사용해 공부 하다보면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격이 될 것이다. 이 공부법은 공부가 어느 정도 무르익었을 때 보다 깊이 공부하기 위해 이 공부 방식을 따라 갈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조승연 작가의 공부법은 참고 사항일 뿐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조승연 작가는 운도 상당히 좋은 측면도 있었다. 어릴 때 시골에서 지냈다고는 하지만 부모님이 농사 짓는 분들도 아니었고 또래들에 비해 외국 여행도 하는 등 어머님 덕을 본 부분이 많다. 또한 어린 나이에 미국에 조기 유학을 가게 된 부분도 그렇다. IMF때 부모님의 사업이 영향을 받아 학비가 없어 1년 간 고생을 했지만 그 경험을 통해 '공부기술'을 써서 베스트 셀러가 된 것도 그렇다.(솔직히 이 책이 우리나라가 아니었다면 그렇게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을까 싶다. 책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공부 방법론에 관한 책이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고 팔릴 책인가 싶은 것이다.)

조기 유학을 간 모든 이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노력한 것이 물론 가장 크지만 이러한 운적인 요소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조승연이란 사람이 되었을까?


책의 내용은 좋은 편이지만 아쉬운 부분도 좀 있다. 전 여자친구와 실연을 한 후 쓴 책이라 그런지 개인적 내용이 너무 많이 나왔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읽으면서 좀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어쨋든 마지막에 공부에 부모의 역할이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은 공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