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자기계발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아주가끔씩 2018. 10. 19. 22:20

애니 듀크 지음/ 구세희 옮김/ 8.0(Eight Point)출판사/ 2108년 출간(같은 해 번역 출판)


 저자는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인지심리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수학했고 유수의 기업들을 상대로 컨설팅과 강연을 진행했다. 특이한 것은 대학에서 박사를 취득하기 전 프로 포커 선수로 활동하는 동안 40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따냈다는 점이다. 프로 포커 선수였던 오빠의 권유로 시작을 했다는 데 이 책 내내 포커와 연관된 설명이 많이 나온다.


 책은 우리의 판단이 사후 확증 편향에 무척 취약하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인간의 두뇌는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다. 삶은 포커처럼 불완전한 정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불완전한 정보는 의사결정으로부터 교훈을 얻기 어렵게 만든다. 

 어떤 의사결정이 훌륭한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준은 훌륭한 결과가 아니다. 훌륭한 의사결정은 건전한 사고 과정의 결과물이며, 그 과정에 현재 우리의 지식 상태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려는 시도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우리는 쉽게 자신이 다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우리가 객관적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뛰어난 포커 플레이어와 의사결정자가 갖는 공통점은 세상이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힘든 곳이라는 사실을 편안히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경험 많은 포커 플레이어는 자신이 이길지 질지 가능성을 계산하는 실력이 더 낫다. 그러나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어떤 패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미리 알 수는 없다.
 이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마찬가지다. 불확실성을 받아들일 때 더 나은 의사결정자가 될 수 있다. 의사결정은 미래에 대한 베팅이다. 따라서 확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러면 불리한 결과 하나로 의사결정 오류를 범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우리는 듣는 순간 쉽게 믿어버린다. 일반적으로 뭔가를 듣고 그것을 조사한 후 믿음을 형성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듣고 나서 바로 진실이라고 믿은 후 나중에, 아주 가끔씩, 시간이 나거나 그럴 마음이 생길 때,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조사해본 뒤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한다. 포커에서 이런 식의 믿음은 치명적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새로운 정보에 따라 믿음을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는 그 반대임을 단정적으로 보여준다.


 자신의 믿음을 100% 옳다, 혹은 그르다고 여긴다면 우리의 믿음에 반박하는 새로운 정보를 접했을 때 우리에게는 단 2개의 선택지가 있을 뿐이다. a) 100% 옳다에서 100% 틀리다로 의견 수정을 한다. b) 새 정보를 무시하거나 믿지 않는다. 스스로 틀리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레 b)를 택한다.

 똑똑한 사람들은 더 심한 편견을 가질 수 있다. 맹점편향이란 남들의 편향 된 논리는 잘 알아보면서 자신의 것은 인식하지 못하는 비합리성을 뜻한다. 2012년의 한 심리실험에서 인지적으로 더 정교한 피험자들이 더 큰 맹점을 보였다. 또한 똑똑할수록 의도적 합리화를 하기 쉽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고 더 좋은 결정으로 이끄는 질문은 "내기할래?"이다. 알고 있는 지식에 대해서나 판단에 대해서 내기를 한다고 생각하면 여러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이것은 우리의 믿음을 업데이트하고 수정하는 데 마음을 열 가능성을 높인다. 장기적으로 내기에서 이기는 사람은 더 정확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의 믿음을 표현할 때 믿음의 정확도에 따라 0~10까지 점수를 매긴다. 시민 케인이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고 단언하는 대신 '시민 케인이 최우수작품상을 받은 것이 60% 확실해'라고 말해 보는 것이다. 또는 엘비스 프레슬리가 몇 세에 세상을 떠났는지 이야기할 때 "40~47세 사이였던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믿음을 통해 베팅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또 다른 베팅을 하지만 결과는 실력과 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베팅의 결과가 운인지 실력인지 따져 본 후 다음 베팅을 결정해야 한다.

 의도적 합리화와 마찬가지로 자기위주편향도 자기 삶의 스토리를 긍정적으로 만들어내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다. 좋은 결과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것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함으로써 기분을 좋게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해 객관성을 가지기 어려운 이유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사람 관찰'이라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나쁜 결과에 대해서는 남을 탓하고 좋은 결과에 대해서는 실력을 인정하지 않는 패턴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다.


 우리의 두뇌는 긍정적인 자아상 업데이트를 계속해서 추구하도록 만들어졌다. 또한 남들과 비교해 경쟁하면서 스스로를 바라보도록 만들어졌다. 두뇌가 만들어진 방식을 유지하면서 습관을 바꾸는 것이 그것에 대항하는 것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 남의 실력을 인정하는 사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사람, 좋은 결과에서 실수를 잘 찾아내는 사람, 잘 배우는 사람, 그 결과 좋은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됨으로써 스스로 '긍정적인 기분'이라는 보상을 받도록 노력할 수 있다.

 반복 행동을 바꾸는 것은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럴 때 남과 비교하면서 자부심을 느끼려 하는 타고난 경향을 이용하면 좋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독특하고 어려운 일을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으면 베팅하듯 의사결정하는 것이 더 쉬워진다. 같은 목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은 바꾸기 힘든 습관을 고치는 데 유용하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익명의 알코올중독자 모임이다. 인정과 칭찬만으로도 쉽게 습관을 고칠 수 있다. 저자가 포커를 시작했을 때 '패에 대한 의논'은 주로 불운에 대한 한탄이었다. 그러자 오빠는 토론을 하려면 이긴 게임에 실수를 했을 법한 부분만을 이야기하게 했다. 이는 진 게임에 대한 이야기보다 덜 고통스럽고, 새로운 습관을 더 쉽게 훈련할 수 있었다.


미국 국무부는 베트남전쟁 이후 공식적으로 비판의 장인 '디센트 채널'을 설치하여 직원들이 불이익의 두려움없이 자유롭게 반대 의견을 내고 논의할 수 있게 해왔다. 이것은 보스니아의 집단학살 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데 도움이 된 정책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평가받는다. 9.11 테러 이후 CIA 에서는 '레드 팀'이라는 것을 결성했는데 '첩보 공동체의 관습적 생각에 맞서 논쟁을 벌이고, 그들의 논리와 분석에서 잘못을 찾아내는 데 헌신'한다. 다양성은 생산적인 그룹 의사 결정의 기반이다. 


 경영 전문 언론인이자 작가 수지 웰치는 미래의 자신을 현재의 의사결정에 불러오는 효과를 갖는 유명한 도구 10-10-10을 개발했다. 이 과정은 "당신의 선택은 10분후 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10개월 후에는? 10년 후에는? "이라는 일련의 질문으로 책임 연습 대화가 포함된 정신적 시간여행을 유발한다. 

 후회를 의사결정 이전으로 옮기면 무수히 많은 혜택이 따라온다. 첫째, 무엇보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둘째, 결과가 있은 뒤 스스로를 더욱 동정적으로(결과에 상관없이) 바라 볼 수 있게 해준다. 부정적 결과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다. 미리 계획을 세움으로써 부정적인 결과에 단순히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 또한 부정적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과 그럴 때의 기분에 익숙해 질 수 있다. 

정신적 시간여행은 단기적 시야를 장기적으로 바뀔 수 있게 한다. 


 어떤 종류의 결과물이든 감정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 우리는 모두 감정적이고 반응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수 있다. 이것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럴 때는 의사결정을 내리기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진정 시킬 시간적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미래를 정찰해 볼 필요가 있다. 의사결정이 우리의 믿음을 바탕으로 한 특정 미래에 대한 베팅이라면, 베팅을 하기 전에 그 가능한 미래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자세히 생각해보아야 한다. 가능성을 생각해 본 후 확률에 베팅을 걸어보라. 일단 펼쳐질 가능성이 있는 미래들을 상상한다. 이것을 시나리오 플래닝이라고도 한다.


미래의 지도를 그리기 위해 목표에서부터 거꾸로 돌아오는 일을 지칭하는 것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용어가 백캐스팅이다. 우리는 이미 긍정적 결과물을 성취했다고, '우리의 목표를 달성했다!'라고 적힌 신문을 들고 있다고 상상한다. 그 다음 그곳에 어떻게 이르게 되었는지 생각한다. 성공적 미래를 상상하고 거기서부터 백캐스팅하는 것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단계들을 뚜렷이하는 데 유용한 시간여행 방식이다. 그런데 뒤로 되짚어가는, 원치 않는 미래를 상상할 때 더욱 도움이 된다. 
 백캐스팅이 치어리더라면 사전부검은 관중석에서 야유를 보내는 관중이다. '목표 달성에 실패'라고 적힌 헤드라인을 상상해보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들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긍정적 시각화를 통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부정적 시각화를 구체화시킬때 목표 달성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뉴욕대학교 심리학자 교수이자 Rethinking Positive Thinking의 저자 가브리엘 외팅겐은 긍정적 목표를 가질 필요는 있지만, 부정적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경우에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바를 실천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았다. 

사전 부검을 실시하면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레드 팀이 될 길이 열린다. 긍정적 미래와 부정적 미래 두 가지 모두를 상상하는 건 더욱 현실적인 미래 이미지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명심하라. 긍정적 미래와 부정적 미래의 확률을 합치면 100%가 되어야 한다. 진짜 부정적 공간이 얼마나 되는지 보고 나면 좀더 정확히 현실을 반영하고 우리의 타고난 낙관적 성향은 덜 반영하는 크기까지 긍정적 공간을 줄일 수 있다.

의사결정을 내리고 가능한 미래 중 하나가 실제로 일어나고 난 뒤에도 백캐스팅과 사전부검을 통해 마련한 자료는 폐기해선 안 된다. 설사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더라도 말이다. 현실화되지 않은 미래를 잊어버리는 건 바람직한 의사결정에 방해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