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건강

4시간반 숙면법

아주가끔씩 2018. 10. 22. 10:08

엔도 다쿠로 지음/ 임정희 옮김/ 이아소 출판사/ 2009년 출판(2011년 국내 출판)


불면증 때문에 수면에 관한 책들을 한참 찾아 읽던 시기가 있었다. 작년 이후 수면 시간이 완전히 안정화 되면서 수면에 관한 책은 관심에서 완전히 멀어졌다. 그런데 지난 번 읽었던 '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에 수면에 관한 장에 '4시간 숙면법'이란 책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다른 책들 소개도 있었는데 대부분 알고 있던 내용이라 이 책에 흥미가 생겼다. 


 일본에서 나온 수면에 관한 책들은 대개 얇고 읽기 쉽다. 이 책도 내용이 아주 간단하고 151페이지로 상당히 얇다. 읽고 나니 약간의 주장 말고는 특별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약간의 다른 주장은 흥미로웠다.

 이 책은 총 4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장은 4시간 반 숙면법의 개론, 두 번째 장은 수면에 관한 기본 상식, 세 번째 장은 4시간 반 수면법의 구체적 방법, 마지막 네 번째 장은 수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나열하고 있는데 마치 광고 같았다.


 저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크립키(Daniel Kripke)의 실험에서 인간의 적정 수면 시간이 6시간 반 ~ 7시간 반이라고 증명됐다고 주장한다. (6년 후 생존 확률이 가장 높은 사람의 수면시간을 조사했다고 하는 데 신뢰가 가진 않는다.) 또한 1973년 캘리포니아 대학의 존슨(C. Johnson)을 비롯한 공동 연구에서 무리하지 않고 작업 능률을 떨어뜨리지 않는 한도 안에서 단축할 수 있는 수면 시간은 6시간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또 1993년 수면으로 유명한 취히리 대학의 보벨리(Alexander A. Borbely) 실험의 논문에서 일주일에 4일은 4시간씩 자고 나머지 3일은 8시간씩 자도록 했다. 그 결과 하루 4시간만 자면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논렘 수면은 유지되는 반면, 렘 수면은 줄어든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4일 동안 4시간만 잤어도 하루만 보통 때처럼 8시간을 자면 그 부족분이 회복된다.(출전: Repeated Partial Sleep Deprivation Progressively Changes the EEG During Sleep and Wakefulness)

 이 실험을 근거로 저자는 일주일에 5일은 4시간 반을 자고 주말 중 하루는 7시간 반, 하루는 6시간 시간을 취하라고 권한다.(수면 주기인 90분에 맞춰서)


체내 시계는 25시간 주기로 움직인다. 지구의 시간과 체내시계의 차이를 조절하는 것은 '아침 햇빛'이다. 아침 햇빛을 받는 순간 인간의 체내시계는 25시간에서 24시간으로 수정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아침 햇빛이란, 아침 10시 정도까지이다. 체내시계는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동안에 아침햇빛을 받아야 수정되는 데 멜라토닌은 밤 9시부터 분비되기 시작해 오전 10시가 지나면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오전 10시까지는 확실하게 햇빛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이 책에도 햇빛을 받는 다는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설명하고 있지 않다. 햇빛을 눈으로 본다는 의미인지 직접 피부에 햇빛을 쬐어야 한다는 의미인지 불명확하다. 하지만 다른 책을 읽어본 경험에 의하면 햇빛을 보는 것으로 충분하고 피부에 쬐는 것도 좋다고 한다. 단, 당연한 말이지만 너무 오래 피부를 노출 시키면 좋지 않다.)


 체온이 떨어지면 잠이 온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그 메커니즘에 대해서 이 책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체온이 떨어지기 가장 쉬운 부위는 손과 발이다. 갈라져 있어 표면적이 넓기 때문이다. 피가 순환하면서 손과 발에서 열을 발산해 차갑게 식히고 그게 반복되면서 체온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손과 발을 차게 해야 한다. 그런데 너무 차게 하면 몸이 체온을 올리려 하기 때문에 손과 발의 온도는 체온보다 약간 낮은 33도 정도가 적당하다. 이불 속 온도가 33도가 되게 하려면 여름에는 실내 온도를 27~29도로 설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습도도 적당해야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자기 전에 체온을 올리는 방법은 다음의 세 가지가 있다. (저자가 실천하는 방법)

잠들기 3시간 전까지 식사를 마친다. 

잠들기 2시간 전까지 운동을 마친다. 

잠들기 1시간 전까지 목욕을 마친다.

 식사, 운동, 목욕은 체온을 올리는 데 아주 유효한 방법이다.

 체온을 올리는 저녁 식사 메뉴는 국이나 찌개 같은 더운 음식과 김치나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이다. 더운 음식은 체온을 쉽게 올리고 캡사이신은 일시적으로 올라간 체온을 한꺼번에 떨어뜨려 주는 효능이 있다. 저자가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식사를 하는 이유는 반주를 하기 때문이다. 술은 3시간이 지나야 분해가 되어 알데히드라는 독성 물질이 나오는데 그 시간에 맞추어 잠자리에 들면 잠드는 힘이 알데히드의 작용을 억제해 쉽게 잠들 수 있다.

 걷기, 요가,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은 잠자기 2시간 전에 하면 일시적으로 체온을 올릴 수 있다. 2시간 후에는 열이 발산되어 체온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장 권하는 것은 스트레칭이다. 다음과 같은 체조를 하루에 5분씩 잠들기 2시간 전에 한다.


마지막으로 목욕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인데 잠들기 1시간 전이 가장 좋다. 목욕을 하면 체온을 급격히 높여주고 1시간 후부터 체온이 내리기 때문이다. 목욕물의 온도는 38~40도정도가 좋으며 10~20분 정도 따뜻한 물에 몸을 풀오주면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 수 있다.

 자려다가 전화가 와서 잠이 달아나 버린 경우 샤워를 하거나 따뜻한 것을 마시면 효과가 있다.(다른 책에서는 목욕이 힘들다면 잠들기 30분 전 쯤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는 것도 좋다고 하였다.)

 밤에는 간접 조명을 쓴다. 밤 9시부터는 멜라토닌이 분비되는 시간이므로 실내의 모든 조명을 간접 조명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TV나 모니터의 화면은 안 보는 것이 좋지만 보게 된다면 보통 때보다 어둡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