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지/투자에 관한 생각들

금리 스프레드와 주가 2번째

아주가끔씩 2020. 8. 13. 21:52

금리 스프레드에는 2가지가 있다고 했다. 하나는 이전 글에 이야기 했던 장단기 스프레드이고 남은 하나가 이번에 이야기 할 신용 스프레드다.

 돈을 빌리려는 홍길동과 이몽룡 두 사람이 있다고 해보자. 둘 다 1억 원을 10년 동안 빌리려고 한다고 할 때 이자는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홍길동의 연봉은 1억 원이고 재산이 5억 원 있고 이몽룡은 연봉이 3천 만원에 재산은 1천 만원이라고 해보자. 은행 입장에서는 홍길동에게는 낮은 금리를 이몽룡에게는 보다 높은 금리를 제시할 것이다. 아무래도 돈을 잘 벌고 재산이 많은 사람이 돈을 더 잘 갚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신용이다. 

신용 스프레드란 신용이 높은 채권과 신용이 낮은 채권과의 금리 차이를 말한다.

 

이 신용 스프레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이론적 설명은 다음과 같다.

우선 경기가 나쁠 경우와 좋을 경우를 나눠서 살펴보자.

첫째, 경기가 나빠지면 신용이 나쁜 기업은 도산할 위험이 증가한다. 이런 기업에 자금을 빌려준 은행에서는 만기가 되면돈을 갚으라고 요구하게 된다. 경기가 좋을 때는 만기를 연장해 주겠지만 돈을 떼일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면 당연한 요구다. 그런데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기업이 돈을 갚으려면 결국 다시 돈을 빌리는 수밖에 없다. 이런 일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 유사한 상황의 기업들이 너도나도 돈을 빌리려고 하게 된다. 결국 신용이 낮은 기업들의 금리는 올라가게 된다.

 반면 신용이 좋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진다. 돈을 회수한 은행의 입장에서는 추가로 대출을 해야 수익이 증가한다. 따라서 신용이 높은 기업들에게 추가로 돈을 대출해주기를 원하게 되고 그런 기업들은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이 가능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저신용 금리와 고신용 금리의 차이인 신용 스프레드는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둘째, 경기가 좋은 경우는 신용이 좀 나쁘더라도 도산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된다. 이럴 때 은행은 보다 고금리로 대출을 해야 수익이 증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신용이 나쁜 기업들에게도 쉽게 대출을 해주게 되고 돈의 가격인 금리도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신용이 높은 기업들보다는 낮은 기업들에게 대출해주는 것이 은행입장에서 이익이므로 굳이 신용 높은 기업들에게 많이 낮은 금리를 제시할 유인도 사라지게 되므로 신용 스프레드는 감소하게 된다.

 

가장 신용이 높은 채권은 바로 국채이며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채권은 바로 미국 국채다. 이 채권과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회사의 채권과의 차이를 하이일드 스프레드라고 한다. 이것도 역시 FED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그래프의 음영 표시 구간은 실물 경기 침체 구간을 의미한다.

 

이 데이터는 1997년부터 나와 있고 S&P500과 비교를 해 보았다.

일단 1997년 ~ 1999년까지의 데이터를 보자.

파란색 선이 하이일드 스프레드고 주황색 선이 S&P500지수다. 장기적으로 보면 거의 정 반대로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다. 맨 아래의 회색선은 이 둘과의 45일간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상관관계가 1이라면 둘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뜻이고 -1이라면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의미이다. 이 선을 보면 0보다 큰 기간이 얼마 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경향은 2000년대 이후 더 심하게 나타난다.

 

다음은 2000년 ~ 2005년이다.

역시 상관관계는 대부분 0 이하에서 머물고 있다.

 

다음은 2006년 ~ 2010년이다.

이번에는 상관관계가 0이상으로 올라가는 것이 훨씬 더 드물어졌다.

 

2011년 ~ 2015년이다.

마지막으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다.

이상과 같이 살펴보면 신용 스프레드와 주가는 확연히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이 그래프들에서 3가지 정도의 특징을 알 수 있었다. 첫째, 하이일드스프레드의 절대적 수치보다는 추세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일단 하이일드스프레드가 상승추세로 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조만간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에 대해서 대비해야 한다. 

 둘째, 하이일드스프레드가 4~5% 수준이 되면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급격하게 오른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하락 추세라면 다른 이야기지만 그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면 아직 상황이 끝난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한 낮게 유지되던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이 수준으로 오르게 되면 향후 1~2년 내에 큰 위기가 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한다. 

 셋째, 하이일드 스프레드의 급등은 주식시장에 즉각적 타격을 준다는 사실이다. 이때는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코로나 사태때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3.5 수준에서 2월 29일 급격하게 5.0을 돌파했다. 이 때 주식 비중을 줄였다면 확실히 손실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반면 3월 23일 10을 돌파했던 것이 3월 31일 급격하게 꺽이기 시작했다. 이때 주식을 매수 비중을 높이기 시작했더라면 꽤 높은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주식 시장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현재 하이일드 스프레드는 지속적으로 하락중이다. 아직 5이하로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대로 하락한다면 주식시장은 당분간 계속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을 되돌아보면 무려 8까지 치솟았던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천천히 하락하면서 장기간의 상승을 이끌었다.